아파트 면적이라고 하면 보통 24평, 34평 이런 것들만 알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카달로그를 보면 전용면적, 공용면적, 기타공용면적, 공급면적, 계약면적이란 것들이 나온다.
이전에 독일에 살기 시작하고 집을 구할 때 한국식으로 생각하니 면적 계산에서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배우자와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던 적도 있다.
보통 독일에서의 보눙(우리식으로의 아파트)은 베란다 같은 것이 없이 모든 바닥이 외부에
닫게 되어 있다. 발코니 같은 것이 있긴 하지만 매우 작은편이고 그냥 모든 창문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난방효율도 떨어진다. 우리식으로 생각하면 모든 베란다가 확장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집들 중 우리가 관심있어 하는 크기는 대충 80m
2였었다. 우리가 살고 있던 지역(시골)의 집값이 미쳐서 1m
2 당 10유로로 계산되어 관리비와 난방비를 제외하고 800유로 정도 내야하는 상태였다. 원화로는 한달에 120만원. 난방효율도 떨어져서 관리비와 난방비를 계산하면 대충 1000유로, 원화로는 150만원 정도인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집에 한달에 150만원을 투자하고 싶지 않았다. 20평형대 아파트밖에 안 되는 집에 한달에 150만원 지불하면 생활에 부담이 팍 온다. 차라리 더 시골로 이사가서 더 큰 집을 싸게 구하는 게 나아보였다. 하지만 와이프는 80 m
2 정도면 30평형대 아파트 정도 된다는 것이다. 아마 한국에서 마법의 숫자인 전용면적 85m
2 (모든 세제 공식에 등장하는)가 30평형대라는 것을 떠올린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이전에도 아파트의 서비스면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80m
2 정도면 이전에 우리가 살았던 24평 아파트보다 작다고 했더니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팔팔 뛰는 것이다. 그때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어 넘어갔었고 결국 집값이 너무 올라 그냥 살고 있는 집에 그냥 계속 머물기로 했다.
그때 기억이 떠 올라 한국의 아파트 면적에 대해서 정리하기로 했다.
이게 우리가 독일로 이사가기 전에 살던 아파트의 도면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도면은 http://land.naver.com/ 에서 가져왔다)
아파트는 보통 분양면적이 공급면적으로 계산한다. 그럼 여기서 아파트의 면적 공식에 대해서 정리해보자.
전용면적은 실제 우리가 사는 면적이다. 저기 위에서 보면 발코니를 제외한 색깔 칠해진 부분들이다. 실제로 집을 사면 등기부등본에 찍히는 면적이다. 그리고 우리가 집을 사고 판 후에 세금 메길때 적용하는 면적이다.
한국에서는 85m
2이하면 중산층이 산다고 생각되어져서 세금 혜택이 많다. 그리고 1998년 이후에는 주택법이 바뀌어서 벽이나 기둥이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다. (
위키피디아 아파트 참고) 그리고 보통 벽이나 기둥을 제외한 면적을 사람들은 안목면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1998년 이전의 아파트는 벽이 전용면적에 들어가기 때문에 안목면적은 전용면적보다 작게 된다. 그래서 최근의 아파트가 20세기에 지어진 아파트보다 한평 정도는 실제로 크게 되는 것이다.
공용면적은 저기 위에서 엘리베이터, 복도, 계단 같은 주민이 공동으로 쓰는 부분이다. 그리고 벽하고 기둥이 여기에 들어간다. (역시
위키피디아 아파트 참고). 필로티는 벽이 있으면 공용면적에 들어가고 기둥만 있으면 기타공용면적에 들어간다는 말도 있는데, 확인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둘을 합하면 공급면적이 된다. 그리고 도면에서 이 둘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기타공용면적은 경비실, 노인정, 주민공동시설(휘트니스, 수영장, 독서실 등)과 지하주차장 면적 등을 지칭한다. 대단지 일수록 많은 세대수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이 크기는 줄어든다.
계약면적은 공급면적과 기타공용면적을 합한 면적이다.
정리하면
전용면적 : 현관 열고 들어가 내가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발코니 제외), 등기부등본에 찍히는 진짜 내 소유공간
공용면적 : 아파트 건물 안에서 전용면적과 서비스면적을 제외한 공간. 물론 복도나 엘리베이터는 옆집, 윗집, 아랫집이랑 1/n
공급면적(아파트분양면적) : 전용면적+공용면적
기타공용면적 : 건물밖에서 공유하는 공간. 경비실, 지하주차장, 주민공동시설. 모든 세대수가 1/n, 세대수가 많을수록 세대수당 기타공용면적은 줄어든다.
계약면적 : 공급면적(전용면적+공용면적) + 기타공용면적
서비스면적 : 건설사가 그냥 주는 공간(이건 건설사 재량)
우리가 아파트를 산다고 할때 공급면적에 대해서 계약을 하는 것이다. 평당 얼마다 계산하 때 아파트가격을 공급면적으로 나눈다.
그런데 이 모든 공식은 베란다 확장을 안 하던 시절 이야기다. 요즘에는 분양 당시부터 베란다를 확장 하도록 설계하고 베란다가 확장되어 있는 상태로 집주인한테 넘겨준다.
위 아파트는 당시에 24평으로 분양을 했었다. 분양면적이 79.71 인 것이다(이제부터 m
2는 생략한다). 하지만 베란다확장을 하면 실제로 내가 거주하는 면적은 전용면적(59.95)+ 서비스면적(31.43) = 91.43 이 된다. 공급면적보다 커진다. 확장이 안 된 안방 베란다와 다용도실을 제외하더라도 대충 실거주 공간은 80 정도는 나온다.
아까 독일에서 80짜리 보눙이 24평 아파트 보다 작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독일도 80짜리라고 해도 지하캘러(창고)를 면적에 집어 넣기 때문에 실제 크기는 이것보다 작게 된다. 캘러가 보통 3-5정도 하기 때문에 실거주 75-77 정도 되는 것이다. 근데 이건 남은 베란다도 없다. 그러니 실제로 쓰는 공간은 24평 아파트가 훨씬 크게 되는 것이다.
강남도 아닌 곳에 24평아파트 보다 작은 곳에 한달에 150만원씩 주고 살고 싶지 않았었던 것이다.
면적에 조사하다 보니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제 위 평형은 미분양 상태로 있다가 아버지가 술김에 구입하신거다. 2006년 당시 아파트붐이 엄청나게 불어서 같은 단지 다른 평형은 몇십대 일의 상태로 1순위에서 청약이 끝났는데 왜 저 평형만 미분양이 난 것일까?
구조도 엉망이고 고층들 사이에 저층이라서 미분양이 났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인기 없는 평형이면 분양가를 저렴하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서비스 면적을 보면 오히러 비싸게 분양했던 것이다. 자 확인 해 보자. 같은 단지에 23평도 분양했었다.

전용면적은 같다. 하지만 공용면적이 줄어들어서 78.81 이다. 우리가 살던 평형은 79.71 이다. 그런데 서비스면적을 비교해 보면 웃긴 결과가 나온다. 23평 서비스 면적은 32.42, 24평 서비스면적은 31.43. 전용면적 + 서비스면적을 계산하면 23평은 92.36, 아까 우리가 살던 평형(24평)은 91.43 반대로 1이 줄어든다. 0.93 정도 적은 아파트를 0.9 정도의 공간을 더 사야한다. 그러니 1.8 차이가 단다. 약 0.6평 더 비싸게 주고 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파트를 살 때는 꼭 서비스면적을 확인해야 한다. 요즘 신도시에는 4.5베이 아파트까지 나온다던데, 보통 4베이 아파트는 아파트 앞 부분에 방3, 거실 앞에 베란다가 하나씩 있어서 총 4개의 베란다를 준다는 뜻이다. 그런데 4.5베이는 ㄴ자 모양으로 거실을 둘러서 거실 쪽에 조그만 베란다를 더 준다는 뜻이다.

이것도 4베이 아파트다. (전용+서비스는 124.83, 헉 약 37.7평, 공급면적은 108.76)

같은 단지의 또 다른 4베이다. (공급면적은 110.54)
구조가 똑같아 전용면적과 서비스면적이 똑같은 데 분양면적(공급면적)이 다르다? 분양가가 어떻게 책정되었는지 모르겠지만 0.6평값 더주고 샀다면 정말 재미있는 상황인 것 같다.
가끔 신도시에 분양가가 높다고 얘기하는데, 보통 서울에서 멀어질 수록(즉 땅값이 저렴할 수록) 건설사에서 서비스면적을 많이 준다. 그래서 신도시지역 아파트값은 그걸 좀 고려해야 한다. 서울 한 복판의 아파트와 신도시의 아파트의 서비스면적도 비교해서 평당 단가를 계산해야 한다. 물론 서울 한 복판에 있으면 비싼게 당연하게 신도시는 저렴 해야 하는게 당연하다.
같은 평형대의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이 한참 작다고 하는데, 오피스텔은 보통 계약면적을 오프스텔 분양면적으로 계산한다. 내가 이전에 살던 24평 아파트의 경우 계약면적은 104.07 이다. 거기다가 확장하는 서비스면적(31.43)을 더하면 135.5가 나온다. 약 41평이 나오는 것이다. 아파트의 대형단지 보다 세대수가 적기 때문에 주민공동시설 부담도 더 해 진다면 42-3 평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오피스텔도 복층 같은 경우를 서비스면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에서 복층형 구조를 생활 공간이라고 생각해야 할지는 그곳에서 사는 사람이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아파트 면적에 대한 개념이다. 물론 틀릴 수도 있다. 틀린 점이 있다면 지적해 주길 바란다.